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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조선] 혼란한 로봇 인공관절수술 홍수시대… 로봇 인공관절, 모두 똑같을까? 22.12.29 11:51 1,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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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을 활용한 수술들이 여기저기 알려지면서 이제 많은 사람들이 로봇 수술이 버튼만 누르면 알아서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 것이다. 그럼 현재 로봇 인공관절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자동차 자율주행 단계에 빗대어 본다면 현재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1-2단계 수준이다. 0단계가 아무것도 없는 단계이고, 3단계가 시스템이 스스로 진행은 하지만 때때로 인간의 개입이 필요한 단계임을 의미할 때, 1-2단계는 쉽게 말해 크루즈 컨트롤과 같은 주행 보조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로봇 인공관절수술도 수술을 잘하는 의사가 수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수술을 잘하는 의사가 사용한다면, 로봇의 종류가 무엇이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까?
몇 가지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첫 번째는 인공관절 치환물(이하 임플란트)의 차이이다. 우리나라는 의료보험 정책에 따라 모든 임플란트 자체는 동일한 가격으로 책정된다. 가격이 같으니 내구성이나 기능적인 요건을 모두 만족해서 오랫동안 잘 쓸 수 있는 장기 생존율, 다시 말해 기능이 떨어지거나 닳아 버려서 다시 수술하지 않을 확률이 동일할까?
사실 그렇지 않다.
실제로 임플란트의 금속합금, 베어링 역할을 하는 합성 플라스틱 등의 재질은 거의 대동소이하다. 하지만 인공관절의 기능과 수명을 결정하는 디자인, 사이즈 간격, 베어링에 좀 더 영속성을 부가하기 위한 비타민E 첨가물 등에서 당연히 차이가 나고 이러한 디테일들이 모여 장기생존율에 차이가 난다. 오랫동안 저명한 회사에서의 많은 연구를 통해 만들어진 임플란트를 주로 사용하는 것이 이러한 이유 때문이고, 그런 임플란트들은 세계적으로 사용량이 많아 지속적인 피드백이나 제품 개선이 이루어진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렇다고 모든 환자에게 가장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완벽한 인공관절 임플란트를 딱 하나 골라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은 어려운 점이다. 세계 축구 1위가 브라질이라 해도 항상 월드컵 우승은 못하지 않는가.
여성 환자를 수술할 때 생각보다 무릎뼈의 크기 중 너비가 작아서 크기가 작은 임플란트가 필요한 경우가 있고, 반대로 무릎뼈 너비가 큰 분들도 있으며, 좌식생활을 많이 해야 해서 가동범위가 큰 임플란트가 좋을 것 같지만 근육이 적고 인대가 느슨하여 튼튼하게 잡아줄 수 있는 임플란트가 더 좋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두 번째는 로봇의 차이이다. 로봇은 대개 인공관절을 제조하는 회사에서 직접 개발하기 때문에 각 회사의 인공관절에 맞춤으로 제작되어 다른 회사의 인공관절을 쓸 수 있게 호환되는 경우는 드물다. 즉, 하나의 로봇은 하나의 인공관절 임플란트만을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임플란트의 차이에 더하여 각 로봇의 특성에 따라 로봇팔에 절삭톱이 달려 있을 수도 있고, 절삭을 도와주는 커팅가이드가 달려 있을 수 있어서 수술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정확도의 차이가 생길 수도 있다. 실시간 인대 균형을 보여준다던지 수술부위 근처 중요한 구조물(혈관, 신경 등)을 다치지 않게 자동으로 톱날이 멈추는 등의 부가적인 기능에서도 차이가 존재한다.결론적으로 한 종류의 로봇만으로는 로봇자체의 특성도 제 각각이지만 인공관절 임플란트의 선택에도 제한이 되기 때문에 모든 환자에게 딱 맞는 최선의 인공관절 수술을 해내기가 어려워진다. 따라서 수술 의사가 환자에 적합한 임플란트의 종류를 고를 수 있고, 상황에 맞는 로봇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수술이 ‘잘’ 되게 하는 비결이라고 할 수 있겠다.수술 후 20년 이상 무릎 관절이 아프지 않게 잘 걸을 수 있게 되고, 잘 구부러지고 펴지고 심지어는 양반다리도 자유자재로 될 수 있게 하면서도 오랫동안 쓸 수 있게 하는 데에는 이렇게도 많은 고민들이 필요하다.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단순히 ‘이웃의 추천’ 혹은 ‘잘한다더라 하는 소문’만을 믿고 결정할 것인가, 아니면 이러한 결코 작지 않은 부분들을 고민하고 같은 조건에서 최선의 결과가 나오기 위해 고민하는 곳으로 결정할 것인가.악마는 디테일에 있다.